책소개
"음악은 권력을, 권력은 음악을 이용했다!"
대부분의 음악가는 정치적 갈등이라곤 전혀 모른 채 진실하고 아름다운 세계 안에서 순수하게 음악에만 몰두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그들은 흥망성쇠를 거듭한 역사 속에서 치열하고 처절하며, 때로는 치부를 드러내듯 부끄럽고도...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가리키는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다’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정치라는 분야에서 과연 이 수단과 방법으로써 구체적으로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음악과 권력』은 흥미로운 서적이었다. 국가가 음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례의 유래는 문화가 막 조성되기 시작한 고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천 년경 수메르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상들은 종교의식에 음악을 사용한 사례를 최초로 제시한다. 그 이후에 제작된 고대 이집트 왕조의 조각상들을 살펴보면 성직자나 화려한 신분의 여성들이 하프를 연주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고대를 지나 중세 시대에서 음악은 영주들의 궁정 및 귀족들의 저택에서 권력의 상징으로 이용되었으며, 이를 위해 하층 계급과의 경계선을 확실하게 긋는 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