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신을 쓸모를 찾아 고민하는 평범한 아이 일수!『일수의 탄생』은 7월 7일 태어난 일수가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며 겪는 성장이야기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삼십 대 청년이 된 일수의 모습을 다룸으로써 ‘어린 시절’의 모습만 그렸던 다른 동화와는 차별됩니다.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
일수의 탄생. 그 날은 7월 7일이었다. 흔히들 우리는 7을 럭키 세븐, 행운의 7이라 한다. 오랫동안 애를 낳지 못한 부부에겐 일생일대의 행운의 날이었다. 그리고 그 행운에 인생을 부었다. 하지만 그게 정작 일수에게는 행운이었을까. 부모가 자식을 택할 수 없듯이, 자식도 부모를 택할 수 없다. 일수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아버지와, 일수에게 어마어마한 기대를 쏟아 붓고 있는 어머니. 그 속에서 일수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어린이, 아니 어른으로 자랐다.
일수의 아버지는 말했다. 자신이 어머니에게 가장 고마웠던 점이 자신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그러니 일수에게도 기대라는 이름의 압박을 주지 말라고. 나중에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아버지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나는 집안의 장녀고, 길에서 벗어난 행동은 하지 않는, 딱히 문제랄 것 없는 딸로 행동했다.
일수의 탄생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건 블랙코미디인데?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처음부터 비범하다. 남편은 아내의 잘록한 허리에 반해 결혼했다. 아내는 남편의 유머와 깔끔함에 반해 결혼했다. 이렇게 짧은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심하게 담백하다. 그리고 단어와 어휘가 세다. 똥이라는 단어부터 시작해서, 예쁘고 아름다운 동화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단어들이 나왔다.
그리고 이 동화는 누군가를 풍자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일수의 부모님을 풍자한다고 생각했다. 일수에게 수재가 되어 돈방석에 앉혀달라는 부모님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어머니는 정도가 과했는데, 읽으면서 모든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다 이럴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과장해서 만들어낸 캐릭터가 일수의 어머니였다. 일수의 아버지는 이와 반대로 일수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고, 일수가 어머니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랬다.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만이 풍자의 대상은 아니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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