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철학논고는 언어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세계와 사고의 한계들을 해명하고, 우리의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드러내고자 하고 있다. 이 책은 명제의 논리적 구조와 논리적 추론의 본의 본성에 관한 고찰들로부터 시작하여, 인식론, 자연 과학 및 심리학의 기초, 수학의 본성, 철학의 본성과 역할, 윤리-미학의 지위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마침내 ‘신비스러운 것’, 또는 ‘말할수 없는 것’의 존재에 대한 사상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 책은 ‘모든 철학은 언어 비판’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현대 철학의 이른바 언어적 전환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 책에서 철학의 문제들은 우리의 언어 논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올바른 철학의 언어와 논리에 대한 명료한 이해를 통해 말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잘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우리의 언어와 사고의 본질이 사태에 대한 논리적 그림 즉 기술(記述)에 있다고 보았다. 그림으로서의 언어(과학의 언어)는 세계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언어와 사고, 그리고 세계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 된다. 언어와 사유가 사태의 그림일 수 있기 위해 세계와 공유해야 하는 것 자체(논리)는 그림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논리는 그림에서 드러나지만, 유의미하게 말해질 수 없다. 그것은 언어와 사고와 세계의 한계를 이루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에 의하면, 논리뿐 아니라 윤리-미학적인 것도 역시 말해질 수 없다. 이것들 역시 초월적인 것으로서, 기술 가능한 우연적 세계 내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들은 가치를 지닌 것들이고, 따라서 이것들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이 책의 요점을 ‘윤리적’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결국 이 책은 언표 가능한 세계의 한계에 대한 고찰을 통해 언표 불가능한 가치의 존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