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자 나탄』은 시민 비극의 창조자, 독일 근대 희곡의 아버지로 칭송되는 레싱의 대표 작품이다. 기독교인에게 몰살당해 일곱 자식을 잃고도 기독교인의 아이를 양녀로 받아들여 정성을 다해 기르는 나탄을 통해, 모진 시련을 겪었지만 특정 종파나 민족을 초월해 인간성과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함을...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본래 사랑은 사랑의 한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태도’, 곧 ‘성격의 방향’이다. 사랑을 받을 만한 이유를 근거로 특정 대상을 사랑하고, 다른 존재에게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공서적 애착이거나 확대된 이기주의다. 이러한 태도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면서 기술은 배우지 않고, 올바른 대상만을 고르면서 대상만 찾아내면 아름답게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태도와 같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이다. 현대인에게 사랑은 ‘육체적 거리가 가까운 대상에게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국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정한 존재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대상이 되기를 요구할 때, 우리는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맞춰 대상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