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진 전문지 월간 <포토넷>에서 열네 달 동안 별책 부록으로 연재했던 「우리 시대를 보는 눈」이 새롭게 편집되어 『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14인 1, 2』 두 권의 책으로 엮였다. 지난 10년 사이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 활동을 펼친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 서헌강, 류은규, 강재훈...
‘다큐멘터리 사진가’ 에 대해 나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뱅뱅클럽’에서 보았던 사진가들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라 하면, 조금은 비정상적인 사람, 한 가지에, 그러니까 사진이라는 것에 푹 빠져있다 못해 미쳐있는, 나랑은 어쩌면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런 선입견에 조금은 인간미를 불어넣어 준 것이 이 책 ‘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14인’ 이었다. 그들은 이 책속에서 그들의 존재에 대해 여실히 밝히고 있다. 때론 사진가이기 이전에, 그들도 역시 고민하는 예술가, 꿈꾸는 청년 더 나아가 밥벌이를 염려하는 생활인이라는 것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그런 인간미 넘치는 모습들, 생각들을 엿보는 건 기대 이상으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포토저널리즘이라는 수업을 듣기 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분야 자체에 낯설음을 느꼈다.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달랐다. 그동안 여러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쌓아왔던 지식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충 이해 언저리의 것이 아닌 사진을 본격적으로 느껴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멘토가 필요했다. 그렇게 선택한 책이 “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는 책이었다. 무려 14명이라는 멘토를 두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공공부를 하다보면 ‘작가 한 명당 시론 하나’라는 공부하는 이에게는 가혹하면서도 감상하는 이에게는 행복한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이들을 통해 사진을 느껴보려고 했을 때, “이 말이 사진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겠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사진’과 ‘문학’의 공통점을 찾기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