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낸시 프레이저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며 토론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주디스 버틀러는 이 책 『혐오 발언』에서 혐오 발언, 포르노그래피, 동성애자의 자기 선언, 십자가 소각, 국가 검열 문제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를 주는 말’을 다룬다.
그녀는 포르노그래피와 인종차별주의가 법적 규제를 받아야...
두 개의 글 모두가 가진 공통점은 ‘혐오 정서’ 에 관한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일간베스트와 ‘정치혐오의 정치’>에서는 정치적 맥락 속에서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가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징후’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으면서, 동시에 일베가 가진 사상이 ‘이상적인 정치에 대한 혐오’라고 주장한다. <한국 온라인 공간과 여성 혐오 정서>에서는 사회적, 특히 경제적인 발달 과정에서 남성이 처했던 상황에 집중하며 이로 인해 등장하는 ‘여성 혐오(이하 여혐)’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문제점 등을 설명한다. 언급했다시피 두 가지 모두 ‘혐오’의 정서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은 공통된 부분이다. 실제로도 <한국 온라인 공간과 여성 혐오 정서>에서는 여혐에 대한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것이 일베라고 말하며, 두 주제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혐오 발언
정보기술의 발달로 표현할 공간이 넘쳐나면서 막말이라고 불릴 만한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여기에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지는 것도 같다. 갈수록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기도 하다. 아무튼 이렇게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혐오 발언은 발화자에게는 쾌감을 줄지 몰라도 수신자에게는 삶의 질을 악화시킬 만큼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혐오 발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한다. 말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혐오 발언에 대한 법적 규제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혐오 발언에 대해 국가의 개입을 주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대의 주장도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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