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교하게 다듬어진 공포의 기록!김영하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 일 년 반 만에 펴낸 장편소설로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은퇴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해로 데뷔한 지 19년, 독보적인 스타일로 여전히 가장 젊은...
1. 들어가며
살인자였던 아버지가 자기 딸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본인과 같은 느낌의 눈빛을 가진 살인자를 만났다면 과연 그 아버지는 어떻게 할까.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 기억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면... 최근 한 영화 예고편을 보고 그 내용에 흥미를 느꼈다. 게다가 그것이 소설의 원작으로 따로 존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서점에서는 이미 소설부문 베스트 3위로 본인의 신간인 <오직 두사람>을 제쳤다고 하는데 아마 영화개봉의 영향 덕이라고 본다.
저자 김영하가 원래 유명한 작가였다고 하던데, 나는 최근 방영 중인 TV프로그램 '알쓸신잡'으로 그를 알게 됐다. 그런데 주변의 평을 들어보면 저자 김영하의 책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 책 <살인자의 기억법>은 호불호 없이 일단 이 책을 본 사람이면 빠져들 것 같은 내용이었다.
아마 내가 잘못 읽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참 쉽게 읽혔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그 허무감과 아쉬움은 기억을 잃어가는 70대 노인에 대한 연민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 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 김병수는 수년간 살인을 저질러온 사람이다. 예전에는 수의사로 일한 경험이 있어 약물 사용에도 능하다.
김병수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단기 기억력이 사라지고 과거의 기억만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은희가 자신의 수양 딸이라고 믿고 있다.
김병수는 그의 주변에서 맴도는 박주태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박주태의 자동차에서 피를 발견한 김병수는 그가 연쇄살인범이며, 은희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병수는 은희를 지키기 위해 박주태를 살인할 것을 계획한다. 그러나 은희가 어느날 시신으로 발견되고 경찰에 의해 연쇄살인범으로 붙잡힌 김병수는 박주태가 살인범이 아니라 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김병수는 은희를 살인한 살인범으로 밝혀진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살펴보면, 주인공은 결국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의해 자신이 죽이고자 했던 박주태를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지키고자 했던 은희를 죽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결과를 보자면 완전히 주인공의 계획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인데, 이는 김병수의 알츠하이머에 기인한다.
[독후감] 살인자의 기억법 (A+레포트)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 빠른 사건 전개, 잠언 형식의 문체 등 기존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을 새롭게 볼 수 있어 흥미로웠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소설의 주인공 김병수가 일기를 써놓은 듯 풀어내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책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비밀이 가득담긴 주인공의 일기를 몰래 읽는 것 같은 기분마져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김병수는 30명 이상을 죽인 연쇄살인자답게 감정 없이 건조한 말투로 담담하게 자기의 생각을 풀어내는데, 이러한 점이 연쇄살인범인 김병수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그가 무슨 근거로 자신이 죽인 여성의 딸을 입양해 키웠는지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왜 은희를 양녀로 들였는지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어서인지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략>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일기형식으로 되어 있다. 살인자였던 과거, 딸을 지키고 싶은 현재, 치매증세가 나타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병수는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라고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현재 일흔 살 노인이다. 살인 멈춘 지, 25년 정도 지났다. 살인을 끊었다곤 확실히 말을 못하겠다.
항상 살해 본능은 내재되어 있으니. 그러나 점차 기억을 잃는다. 치매 초기 증세가 있기 때문이다.
딸 은희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메모와 녹음을 시작했다.
어느 날 박주태라는 인물이 다가온다. 노인은 최근 발생한 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박주태라고 짐작한다.
설상가장으로 은희가 박주태와 결혼하겠다고 찾아왔다. 결혼을 반대하니 냉랭하게 대한다.
그가 연쇄살인범이기 때문에 떨어지라고 경고까지 했지만 오히려 노인을 더 냉랭하게 대한다.
결국 은희는 며칠 밤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설마 박주태에게 당한 걸까? 박주태를 미행하고 집에 와서 냉장고를 열어 본다. 낯선 시체 조각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