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원산지 표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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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원산지 표시
명절 선물 하면 흔히 영광굴비, 횡성한우 등 지역특산물을 떠올린다. 지역특산물이란 최고의 지역, 최상의 환경에서 자란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1등급의 품질을 자랑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명절을 맞아 굴비 판매가 한창이지만 굴비 포장 상자에 떡하니 쓰여 있는 ‘영광 굴비’는 ‘중국산 굴비’로 바뀌어야 옳다. 판매 직원은 손님들에게 단속이 심해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킬 수가 없다며 안심 시키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중국산 굴비인 것이다. 이런 일은 비단 굴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 이렇게 원산지를 속이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원산지 단속을 전담하는 인원은 112명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업소는 108만개가 있다. 1인당 9642개의 업소를 돌아야 하며 기간은 3년이 소요된다. 단속을 하는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며 한 사람이 하루 꼬박 일해 봤자 3~4개의 업소정도만 돌 수 있을 뿐이다. 이는 사실상 완벽한 단속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게다가 판매자들의 원산지 둔갑 기술이 날로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 단속반들도 쉬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작업을 하거나 둔갑시킨 물건은 빼놓고 원래의 정상적인 물건만을 단속반한테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단속반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전국의 한우만 판다는 식당을 찾아가 정말 한우가 맞는지 검사를 해 보았다. 28개의 식당 중 3곳은 한우가 아니었다. 이 3곳에는 한우가 아니면 1억을 배상해 드립니다, 고기 값의 100배를 돌려드립니다 라는 등의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하지만 정작 팔고 있는 고기는 한우가 아닌 육우였다. 단속반이 증거를 내밀며 들이닥치자 황급히 고기를 숨겼지만 결국 탄로가 나고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냐는 물음에 위법인 것을 알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다.
이런 원산지 둔갑을 부추기는 것은 품질 경쟁보다는 저가로 경쟁을 하려는 것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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