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론 - 소년 B가 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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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연극의 스토리는 실망스러웠다. 유치하고 뻔한 소재와 갑작스럽게 희망적으로 맺어진 열린 결말은 굉장히 진부하게 느껴졌다. 이 연극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들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점이 내가 보기엔 작가가 범죄자인 주인공을 너무 감싸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보기 거북했다.
연출적인 면에서는 연극 자체가 전체적으로 잘 짜인 느낌이었다. 일단 먼저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을 잘 나눠서 사용한 것 같다. 가족이 중심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답게 집안을 배경으로 해서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데 이때 세트의 바닥을 기울어지게 하여 연극 전체를 아우르는 불안감을 연출로서 표현한 점이 좋았다. 또 대환이 보호감찰관의 차를 수리해주며 추운 도로를 검은 계단으로 하는 부분과 대환이 옆집 새댁을 집까지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는 장면에서 계단을 자동차로 설정하는 모습을 보며 공간 활용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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