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의 개척자 이인화 교수의 서사 창작론 『스토리텔링 진화론』. 서사 창작의 핵심원리와 도구의 진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다. 현대 과학의 논리로 창작을 재해석함으로써 이제까지 주관적 확신 또는 경험칙에 머물렀던 서사 창작의 원리를 보다 객관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1부...
1부 스토리텔링의 원리
1. 서사의 네 가지 속성
스토리텔링은 사건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담화 양식이다. 사건 진술의 내용을 이야기라고 하고 사건 진술의 형식을 담화라 할 때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담화, 이야기가 담화로 변화는 과정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형식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사건과 인물과 배경이라는 구성 요소를 가지며 시작과 중간과 끝이라는 사건의 시간적 연쇄로 기술된다. 내용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사건에 대한 순수한 지식이 아니라 화자와 주인공이라는 인물을 통해 사건을 겪은 사람의 경험을 전달한다.
첫째, 스토리는 먼곳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것을 스토리의 원방성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때 멀다는 말은 공간적으로 거리가 먼 원방성과 시간적으로 연대가 먼 원방성을 동시에 의미한다. 원방성이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잘 알 수 없는 비일상성의 다른 말이다.
둘째, 스토리는 듣는 이에게 기억되고자 하는 의도를 갖는다. 우리는 이것을 스토리의 기억유도성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스토리는 어떤 경험을 기억하는 행위, 즉 회상의 성격을 띤다. 작가는 스스로 어떤 경험ㅇ르 기억하고자 함으로써 독자도 그것을 같이 기억해 주기를 유도한다. 학문(정보)도 지식을 기억하도록 유도하지만 학문과 스토리텔링은 기억을 유도하는 방식이 다르다. 스토리텔링은 사고 체험이라기보다 감정 체험에 가까운 형태이다.
셋째, 스토리는 오랜 시간 전달 내용의 생명력과 유용성을 유지한다. 우리는 이것을 스토리의 장기지속성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스토리는 현실을 반영하지만 그 반영은 정보와 달리 인간의 감정 속에 용해된 현상과 본질 전체를 반영한다. 이러한 반영은 자기 완결적이며 거의 영원처럼 느껴지는 긴 시간동안 진실하다.
넷째. 스토리는 사건, 사물과 함께 그것을 체험한 사람의 흔적을 전달한다. 우리는 이것을 스토리의 화자성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화자성이란 이야기를 성립시키는 변형의 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