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괴테가 여든 살 되던 1829년에 결정판 전3부를 발표한 <빌헬름 마이스터 편력시대>는 <수업시대>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 무렵 수공업의 예에 따라 수업시대를 마친 뒤 편력시대를 거쳐 마이스터(장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주제는 더욱 폭넓어져 개인의 문제가 인류 전체의...
우리나라에서 일반적 이해를 위해 흔히들 성장소설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성장소설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독일문학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자면, 자연히 교양소설이란 개념과 부딪히게 된다. 교양소설이라 함은 한 인간이 유년시절부터 청년기를 거쳐 장년기, 또는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한 인격체로서 성숙해 가느냐 하는 과정을 그리는 소설을 말하는데, 독일문학사에서 전범으로 꼽히는 교양소설은 1795/1796년에 나온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이다.
괴테는 이 작품에서 상인의 아들인 빌헬름이 어떻게 유년기의 주관성으로부터 벗어나고, 어떻게 체험을 통한 깨달음의 과정을 거친 다음, 어떻게 사회와 화해하여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조화롭게 살아가게 되는가를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조화가 아닌 현실에 굴복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현실을 미화하며 자신을 합리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