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레몬, 레몬, 레몬. 노란 천사의 복수가 시작되었다.삶의 불가해함을 서늘한 문장으로 날카롭게 그려내며 특유의 비극적 기품을 보여주었던 제47회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권여선이 3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장편소설 『레몬』. 지금까지 저자가 보여주었던 소설들과 확연히 구분되며 완전히 새로운 소설을 읽는...
이야기는 2002년, 여고생 김해온이 살해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김해온은 그해 여름 자신의 집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사건은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습니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 사건의 전후와 이후를 보여주며, 김해온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묘사합니다.
주요 인물로는 김해온의 동생 다온, 해온의 친구 유진, 그리고 사건 당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한 남자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회상하거나 그 이후의 삶을 이어갑니다. 소설은 이들의 기억과 감정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 하지만, 명확한 해답은 제시하지 않은 채 여운을 남깁니다.
레몬은 자체부터가 선명한 색을 띄는 과일이다. 소리로 듣기만 해도 신맛이 느껴져 입에 침이 고이는 아주 신 과일이다. 그런데 표지를 보니 레몬이 희미하다. 그냥 소리로 듣기만 해도 떠오르는 선명한 노랑인데 표지는 왜 레몬을 흐리게 했을까? 의아했다. 차례는 해당 연도별로 여덟 파트로 나뉜다. 언니가 살해를 당한 연도는 2002년이다. 결국, 미제로 끝나긴 했지만 2019년에 갈무리가 된 17년의 세월을 고통과 애닯음, 해결해 보려는 의지로 지내온 셈이다. 그리고 용의자든 범죄자든 언젠가는 회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막다른 고통에서 죽음과도 같은 시간에 빠져들기도 한다. 사람으로서 수치스러운 것을 가려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1. 들어가며-어떤 복수극
최근 들어 TV를 틀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사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혹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넘쳐난다. 예전에는 시사프로그램이나 탐사보도의 형태에 국한에 방영되었던 것이 요즘에는 드라나마 예능 할 것 없이 소재로 쓰인다. 그리고 그러한 방송들은 대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일명 ‘사이다’ 효과를 노린다.
<중 략>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는 인간의 참혹한 범죄 사건에 대해 알 권리를 가지면서도, 동시에 우리 자신이나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희생에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도 통감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닌다. 그것은 때로 서로 딜레마 관계가 되기도 한다. 범죄 사건이 때때로 대상화되거나 관음의 대상으로 착취되기 때문이다. 범죄사건을 재연하는 모든 창작물들에 우리의 윤리적 역할을 고민해 봐야 할 이유이다.
권여선의 2019년 소설 <<레몬>>은 한 소녀의 살인사건 둘러싼 이야기다. 겉으로 보기에 이 소설은 미스터리 장르 기법을 차용한다.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의 진상과 범인을 찾기 위한 여정을 쫓아간다. ...
- 다한 하다 -
레몬, 신맛이 강하며, 쓴맛과 단맛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인 과일이다. 이 소설의 제목인 ‘레몬’이라는 단어만 들어서는 무슨 내용으로 우리를 이끌어갈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작가가 소설을 완성한 시간순으로 정렬된 이 장편 소설은 하나의 사건에 관해서 이야기하지만, 화자는 한 명이 아니다. 사건의 시간순 또한 아니다. ‘
레몬을 먹어보기 전에는 그 신맛을 다 알 수 없다. 노랗게 익은 레몬은 달콤해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신맛을 알면서도 먹게 되고, 다른 요리에 향신료처럼 쓰는 것이 레몬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그렇다. 얼핏보면 아름다워 보이지만 씁쓸한 일이 많고, 그러면서도 또 어느 순간 살만하다 싶다가도 다시 씁쓸해지기도 한다.
이 소설은 쉽게 그 맛을 알 수가 없다. 복수의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복수가 중심도 아니고, 죽은 언니에 대한 한풀이인가 싶은데 특별히 그런 것도 없다. 어떤 의미로 읽어나가야 할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우리 삶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걸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지어내려 해도, 없는 건 없는 걸까. 그저 한만 남기는 세상인가.’ 과 같은 부분에서 삶과 한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문득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삶이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다보면 살아질 때가 있다.
레몬 - 권여선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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