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고통스러운 역사적 배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그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와 기억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을 마주하고, 그것을 기록함으로써 잊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크게 세 명의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경화는 어릴 적 제주 4.3 사건을 겪고, 그로 인해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녀의 할머니는 그 사건에서 많은 가족을 잃었고, 그 비극적인 기억은 경화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유독 눈이 많이 내렸던 올 겨울... 때로는 곱게, 때로는 사납게 내렸던 눈... 이제 마지막 꽃샘추위를 뒤로 하고, 더 이상 우리 곁에 머물지 않게 된 눈 덮인 풍경. 그 눈이 내렸던 겨울과는 이제 작별을 해야겠지만, 그 겨울이 아무리 여러 번 지나가고 새로운 봄이 찾아와도 작별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작별하면 안되는 사실들이 있다. 작별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겨울에 나는 한 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번 겨울과 작별하지 못할 것 같다.
한강의 소설은 대체로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그녀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실제로 몸에 열이 오르는가 하면, 몸살기가 스멀스멀 올라와 몸 여기저기가 쑤셔대곤 한다.
한강의 소설은 자그마한 인간적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내면에 깊숙이 파고들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깊은 고찰을 이끌어낸다. 이번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내면 심경과 갈등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인선과 어머니 정심의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는 누구나가 한 번쯤 겪어본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의 이야기로 풀어진다. 인선은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외면하지 못하는 한편, 그와의 관계로부터 받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지하고 무모하며 비인간적인 엄청난 폭력의 역사를 잊을 수 없다는 당위성이며,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제발 잊지 말라는 당부이며, 모두들 잊지 말아 달라는 호소이다. 직접 학살을 겪지 않은 채 이야기로만 전해들은 후세의 우리는 그 학살의 역사와 작별할 수 없다, 작별하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 략>
이 책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의 참상을 그렸지만, 작가 한강이 그 이전에 쓴 『소년이 온다』(2014년)에서 광주 5.18사건의 아픔을 작품화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유년 시절 광주에서 자란 동기도 있겠지만, 작가의 글쓰기에는 비극적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책무감이 느껴진다. 이 책은 한강의 또 한 번 상처의 헤집기이자 역사 기억하기이다.
제주 사람들에게 “제주 4.3 사건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몰랑 조타.” 모르는 게 좋다는 뜻으로 이렇게 제주 4.3사건은 제주도 사람들에게 아프고도 아픈 손가락이다. 한강 작가는 이런 역사를 다루는 장편 소설을 적었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2016년 아시아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상 인터네셔널 부분’을 수상하고 5년 만에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판했다. 이 책은 8월 30일 예약 판매 개시 후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예약 기간 판매량만으로 베스트셀러 1위와 2021년 9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구매층은 20~40대로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특히 20대 구매 비율이 전체의 32.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제주 4.3사건 당시 학살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사건 이후 학살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경하는 어느 날, 눈이 내리는 벌판에 검은 나무들과 그 뒤를 엎드린 봉분들 사이를 걷는 꿈은 꾼다.
1.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기념 독자와의 대화
며칠 전 내가 사는 도시의 대학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강연회가 있었다. 여느 때보다 왠일인지 포근한 11월 초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지역주민의 자격으로 온라인 강연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번 강연회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독자와의 대화였다. 한강 작가의 말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해 제주에서조차 독자와의 대화를 갖지 못했는데,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하게 된 최초의 독자와의 만남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두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슨 얘기를 할까가 궁금했다.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너무 무거운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수상에 빛나는 대작가의 신작이니만큼 이미 언론사나 매체에 많이 알려져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까하는 우려마저 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작가는 주로 이 소설의 집필과정, 즉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내밀하고도 개인적인 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 <<소년이 온다>>와 그 후
작가가 준비해온 PPT 자료화면 첫 장에는 한강 작가의 작업실로 보이는 공간과 커다란 책상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일반 책보다도 큼직하고 두툼한 책자. 바로 <<소년이 온다>> 집필 당시의 작가의 방 풍경이고, 그 책자는 다름 아닌 광주항쟁 관련 보고서였다. 책상이 무척 넓고 길었는데 그 책상에 들어 찰만큼 보고서가 컸다고 작가가 말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경하가 소설가로 등장한다. 그녀는 1980년 광주에 관한 소설을 쓰며 자료조사를 하다가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 경하는 소설을 쓰는 동안 광주항쟁에 관한 참혹한 자료와 뉴스들을 수없이 접한 탓에 소설을 출간한 후에도 우울증과 자살사고로 고통 받는다.
한 가족이 제주 4.3사건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 받는다. 실제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대대로 내려오는 그의 자녀들에게까지 그 고통은 이어진다. 유해조차 찾지 못한 그들의 기록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그때의 두려움과 고통을 함께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것이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누군가는 지금도 고군분투 하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그들은 꾸준히 그리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세상에 억울하게 죽어 고통 받는 이들의 소리를 묵인한 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잊혀 지지 않을 그들의 기억, 잊혀 지면 안 되는 그들의 과거.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그렇게 살아간다.
1.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협성문화재단에서 1년에 1번씩 개최하는 ‘협성독서왕’독후감쓰기 대회를 통해 나는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채식주의자’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한강’작가의 소설이며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쓰여 졌다.
한강 작가의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것은 단연 어두움, 우울함이다. 광주 5.18사건, 제주 4.3 사건 등 정치적인 이유로 시민들이 이유 없이 잔인하게 죽어갔던 내용을 소재로 담고 있다.
어쩌면 이 작가는 사회적으로 비교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에 서서 그들이 왜 고통 받고 얼마만큼 힘들어하며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난 후에 나는 3일 동안 육식을 먹지 못했다. 주인공이 육식을 거부하고 정신이 쇠퇴해지며 마지막에 새를 씹어 먹으며 입에서 피를 흘리는 장면은 아직도 머릿속에 무서움으로 생생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책이라 독후감을 쓰기 좋을 것 같아 가볍게 시작한 글쓰기였는데, 책을 읽으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잊혀져가는 가슴 아픈 역사이야기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의 이 독후감을 통해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싶어 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생겼으면 한다.
작년 가을에 책을 고르다가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읽게 되었다. 작년에 사두고 읽지 않다가 물려줬었다. 소설은 평소에 잘 읽지 않았는데 바다 사진이 있는 책표지를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한강 작가님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 마음에 들어서 겨울에 또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피해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소설가로 나오는 주인공 경하와 관련된 내용으로 연결되어있었다.
1. 어떤 제주행
언젠가 뉴스에서 김포-제주 구간이 세계에서 가장 바쁜 비행 항로 중 하나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부산한 항로에 나도 몸을 실었을 것이다. 나도 여느 사람들처럼 제주에 ‘여행’을 간다. 청량한 자연, 어딘가 이국적인 정취, 혹은 그저 섬으로 떠나온다는 느낌만으로 기분전환이 되고 ‘힐링’이 된다. 나 역시 유채꽃을 보러, 올레길을 걸으러 무슨 해물라면이 맛집이란 소문에 제주에 가곤 했다. 그 중 한 번의 제주행이 기억에 남는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때였는데, 그 무렵 나의 습벽은 다른 고장의 낯선 길을 끝도 없이 걷다 돌아오는 것이었다. 한라산을 정상까지 등반하는 데 왕복 열 시간 즈음 아무 생각 없이 걸을 수 있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길을 나섰다.
< 중 략 >
2. 작은 새를 살리기 위하여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로의 어떤 여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여정은 제주행이라는 말이 흔히 환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경하는 친구 인선으로부터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연락을 받는다. 제주에서 목공일을 하는 인선이 손가락 절단사고로 서울의 병원에 실려 온 참이다. 인선이 연락한 목적은 오랜만의 해후도, 병문안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인선은 경하에게 간곡한 부탁 하나를 한다. 급히 실려 오느라 제주 집에 남겨놓고 온 새에게 물과 밥을 주라는 것이었다. 이 다소 엉뚱하고도 무리한 부탁을 위해 경선은 집에 들러 짐을 챙기지도 못한 채 입은 옷 그대로 제주로 떠나게 된다.
‘고작’ 작은 새 한 마리를 위해 분초를 다투며 떠난 ‘무모한’ 여정. 제주에서 경하를 맞은 것은 강한 눈과 바람이다. 경하의 비행기는 눈보라를 뚫고 간신히 착륙하지만 마을로 가는 차편들은 모두 끊긴다. 배차 간격이 넓고 대부분 운행이 줄어든 일주버스를 겨우 타 보지만 폭설로 노선은 줄어들고 중산간 외진 마을에 위치한 인선의 집은 여전히 요원하다.
주인공 ‘나’(경하)는 소설가이다. 2014년 K시의 학살 사건에 관한 소설을 쓴 후 우울과 죽음에 대한 충동을 앓고 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도 경하는 깊이 잠들지도,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 호흡곤란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우울증과 자살사고에 시달린다. 2012년 겨울 K시에 관한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읽으면서 악몽을 꾸기 시작해 원고를 완성해 출간한 후에도 끊임없이 경하를 따라다닌다. 군인들에게 쫓기는 꿈, 사람들과 함께 학살당하는 꿈, 학살자를 만나는 꿈이다. 경하는 죽기 위해 유서를 미리 써둔다. 하지만 정작 수신인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 략>
손가락을 고통을 느끼며 인선은 어느 학살의 역사를 떠올린다. 그것은 자신의 고향마을에서 가족들이 겪었던 일,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취재했던 이국의 학살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인선은 신체 말단의 손가락 두 개가 잘려서도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총칼에 온 몸이 관통당하고 베인 사람들의 고통은 어땠을 것인지 생각한다. 인선의 이야기를 들으며 경하는 문득 깨닫는다. “인선이 줄곧 나를 생각해 왔다는 것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약속했던 프로젝트를.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며 사년 전 내가 꾼 꿈속의 검은 나무들을, 그 꿈의 근원이었던 그 책을.”(57)
<중 략>
K시의 학살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경하, 그 후로 악몽에 시달리며 우울과 죽음충동에 시달리는 경하, 그 일을 계기로 인선에게 학살을 기억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경하. 그리고 새를 살려야 한다는 인선의 부탁에 온갖 어려움을 뚫고 한달음에 서울에서 제주로 날아가 준 경하. 누군가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고 기억하며 나아가 연대해 준다는 것에, 인선과 경하는 서로의 존재에 용기를 얻는다. 우리 현대사의 비극, 역사의 아픔을 기억한다는 것을 결국 이러한 공감과 연대에서 출발할 것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독후감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쓴 개인적인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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